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586일째] 뗑깡부리다

며칠전 아빠가 책상위에 한얼이를 올려놓았다.
나름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고 책상위에 있는 카세트를 마음대로 만질수 있어서 신이 났다.

오늘!
책상위에 올려달라고 한다.

엄마: 한얼아, 책상위는 공부하는 곳이야. 올라가는곳이 아니야...
한얼: (나한테 매달리면서 계속 올려달라고 보챘다)
엄마: 한얼이도 공부상이 있지? 그리고 그 곳에 올라가면 안되지?
          이건 엄마, 아빠가 공부하는 책상이야, 올라가는 곳이 아니야~
한얼: "꺅~~꺅~~"(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엄마: (순간 당황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지?'
한얼: "꺅~~꺅~~"(손톱으로 엄마 얼굴을 마구 할퀴기 시작했다)
엄마: (한얼이를 안아줬다) 한얼아~~ 화가 났어?! (토닥토닥)
          그래도 책상위는 올라가는 곳이 아니야...(토닥토닥)
한얼: "꺅~~꺅~~"(여전히 엄마 얼굴을 할퀴고 있었다)
엄마: 한얼아~~(토닥토닥)
          그만하자~~(토닥토닥)
한얼: (이제 내리겠다고 바둥거렸다. 내려놓았더니)
          (희동이-오뚜기-를 마루바닦에 내려친다-희동이를 내려치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엄마: 엄마 화났어(화난 얼굴로 쳐다봤다)
한얼: (울먹울먹, 얼굴은 빨갛게 상기 되었다. 계속 희동이를 내려치면서 엄마를 보면서 울먹울먹)
엄마: 그만하세요, 엄마 화났어~~
한얼: (희동이 내려치는 것을 멈춘다)
엄마: (한얼이를 안아주며) 화가 많이 났어? 엄마 다리위에 올라가서 카세트 만져보자. 한얼이는 키가 작아서 아직 손이 안닿지?
한얼: (진정이 되었나보다. 엄마 다리를 밟고 올라서서 카세트를 한참이나 만지고 놀았다)

졸린지 재워달라고해서 재우고 나오자마자 이 글을 쓴다.
화가 난 아이에게 화를 낼 것이 아니라 토닥거리며 진정시켜주라는 책을 흉내내본다.
현명하게 대처를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한 나의 어떤 행동에 상처를 받은건 아닌지, 아니면 이 정도는 떼를 써도 되는구나라고 여기게 된건 아닌지...
혼란스럽고 당황했던 밤이 깊어가고 있다.

[201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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