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1일 목요일

[587일째] 세탁기 돌리기

우리집에서 한얼이가 가지 못했던(과거형이다) 곳이 있었다.
베란다!

에어콘 실외기도 베란다에 있고 세탁기도 있고...
호기심 천국인 울아들한테는 위험투성이인 지역이다.
그래서 엄마빠 또는 할머니한테 안겨서가 아니면 못가는 곳이었다.

그런데 며칠전 드디어 아빠가 그 결계를 풀어줬다.

어제도 퇴근을 했더니
"신, 신"을 외치며 베란다와 거실문 사이에서 외치고 서 있었다.
신을 신겨줬더니 쪼르르 세탁기 앞으로 간다.

어른들이 한걸 유심히도 봤었나보다.
빨래통에 있는 빨래들을 세탁통에 넣더니 문을 닫고 다이얼(세탁 선택)을 돌리고 버튼을 누른다.
그 다음에 다시 문을 열어서 빨래를 꺼내더니 옷걸이에 넌단다...그것도 탁탁 털어서...

아~정말 애 앞에서 찬물도 못마신다더니, 옛말 틀린거 하나도 없다...





[2010. 10. 20. 물]

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586일째] 뗑깡부리다

며칠전 아빠가 책상위에 한얼이를 올려놓았다.
나름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고 책상위에 있는 카세트를 마음대로 만질수 있어서 신이 났다.

오늘!
책상위에 올려달라고 한다.

엄마: 한얼아, 책상위는 공부하는 곳이야. 올라가는곳이 아니야...
한얼: (나한테 매달리면서 계속 올려달라고 보챘다)
엄마: 한얼이도 공부상이 있지? 그리고 그 곳에 올라가면 안되지?
          이건 엄마, 아빠가 공부하는 책상이야, 올라가는 곳이 아니야~
한얼: "꺅~~꺅~~"(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엄마: (순간 당황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지?'
한얼: "꺅~~꺅~~"(손톱으로 엄마 얼굴을 마구 할퀴기 시작했다)
엄마: (한얼이를 안아줬다) 한얼아~~ 화가 났어?! (토닥토닥)
          그래도 책상위는 올라가는 곳이 아니야...(토닥토닥)
한얼: "꺅~~꺅~~"(여전히 엄마 얼굴을 할퀴고 있었다)
엄마: 한얼아~~(토닥토닥)
          그만하자~~(토닥토닥)
한얼: (이제 내리겠다고 바둥거렸다. 내려놓았더니)
          (희동이-오뚜기-를 마루바닦에 내려친다-희동이를 내려치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엄마: 엄마 화났어(화난 얼굴로 쳐다봤다)
한얼: (울먹울먹, 얼굴은 빨갛게 상기 되었다. 계속 희동이를 내려치면서 엄마를 보면서 울먹울먹)
엄마: 그만하세요, 엄마 화났어~~
한얼: (희동이 내려치는 것을 멈춘다)
엄마: (한얼이를 안아주며) 화가 많이 났어? 엄마 다리위에 올라가서 카세트 만져보자. 한얼이는 키가 작아서 아직 손이 안닿지?
한얼: (진정이 되었나보다. 엄마 다리를 밟고 올라서서 카세트를 한참이나 만지고 놀았다)

졸린지 재워달라고해서 재우고 나오자마자 이 글을 쓴다.
화가 난 아이에게 화를 낼 것이 아니라 토닥거리며 진정시켜주라는 책을 흉내내본다.
현명하게 대처를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한 나의 어떤 행동에 상처를 받은건 아닌지, 아니면 이 정도는 떼를 써도 되는구나라고 여기게 된건 아닌지...
혼란스럽고 당황했던 밤이 깊어가고 있다.

[2010. 10. 19]

2010년 10월 18일 월요일

[585일째] 말,말,말 2

학교
이렇게
똑똑똑

몇 개 더 있는데 생각이 안나는군...

[585일째] 벽타고 오르다



드디어 저 벽을 타고 올라가 창틀에 올라섰다.
혼자서 낑낑거리더니 드디어...

이제 저 방 창문도 잠궈야 하나보다...
뱅글뱅글 도는 세탁기 보는 재미도 끝이겠군...

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582일째] 말,말,말

아빠 (제일 먼저 이 말을 했고, 아마 10개월쯤에 했던걸로 기억한다)
엄마 (지금도 자주 불러주진 않는다;;)
함매 (할머니)
얼 (이한얼)

빠 (빵)
암/무 (물)
까까 (과자)
빠빠 (밥)
할 (달)
힌 (신)
꼬 (꽃)
푸 (풀)
차 (자동차)
치 (치즈)
일 (1)
치 (7)
파 (8)

깍깍 (까치울음소리, 국악동요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따라한다. 밖에 나가서도 까치소리는 용케 안다.)

안대안대 (안돼안돼)
안내~ (안해)
시어시어 (싫어싫어)

해 (해줘)
가 (가자)
댔다 (됐다)
잘했다 (잘했다)
푸 (풀어)
까 (무엇일까?)

[570일째] 혼자서 내려와요~


처음으로 혼자 미끄럼틀을 탄 날이다.
물론 위에서는 엄마가 아래서는 아빠가 대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살짝 겁먹는것 같더니 금새 신나서 또 해달란다..
이때 이미 엄청 걷고, 엄마빠는 아들 꽁무니 따라다니느라 지쳐있었다는...

[2010. 10. 3. 일요일 오후에]

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580일째] 영유아 건강검진

영유아 건강검진 받은 날!
20개월 표준 대상으로 검사를 했다.

키:84cm
몸무게:11.6kg(옷입고)
머리둘레: 47.5cm

대략 양호...
몸무게가 아무래도 적게 나가긴 한다...
전투적으로 먹이려고 하니, 전투적으로 도망다니는 아들~

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579일째] 안돼안돼~

빨간 신호등에 걸려서 서 있으면 요구한다.
손가락으로 신호등을 가리키며 "해!"라고...

엄마: 빨간 신호등이지? 가면~~~
한얼: 안돼안돼(손으로 나름 X자를 만들며, 물론 발음도 엄마만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이다.)

어쩜 이리도 기특하고 예쁜지...ㅋㅋ
난 고슴도치로 살거다...

[576일째] 두 발을 모으고

요즘은 뭘하다가 갑자기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무릎을 살짝 굽히고 뭔가를 한다.
밖에서는 방향을 바꿀때 그렇게 하는것 같기고, 집에서는 하던일을 멈추고 뭔가 다른것을 할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러고 있는걸까?
궁금한 초보엄마!

[565일째] 젖떼기 첫날

며칠전부터 얘기를 해줬다...
이제 월요일부터는 엄마 쭈쭈 안먹는거야...
쭈쭈는 아가야만 먹는거야...이제 울 한얼이는 아가야가 아니니까 아 챙피해...하지 말자~~

어제는 집에 가자마자 쭈쭈를 달라고 매달리는데, 아 챙피해 할꺼야? 했더니 꾹~~참는다...
10분 가량을 놀더니 엄마 윗옷을 올리려다가 아 챙피해...하더니 또 덮는다...
어찌나 기특하고 안쓰러운지...

옆에서 이모는 10월 12일까지만 먹여라...
애 감기나 나으면 젖떼라...야단이시다...

그래도 울 아들이 큰맘을 먹은거 같다...
나도 협조를 해야겠다 싶어 쭈쭈 생각이 나지 않도록 열심히 놀아줬다...

같이 침대에 누워서 놀다가 또 생각이 났는지 씩~웃으며 내 옷으로 손이 간다...
아 챙피해~~했더니 또 참는다...

드디어 잘 시간...
도저히 안되겠나보다...
쭈쭈를 줬더니 너무 열심히 빨면서 잠이 들었다...

이제 내일 모레부터는 코 잘때도 먹지 말자~~라고 얘기해줬다...
오늘은 어떻게 될까?! 안쓰러움 반 기대 반이다...

[2010. 9. 27]

[563일째] 잘했다~~

울 아들은 잘한일을 하면 내가 항상 박수치면서 "잘 했다" 또는 "잘 했어요" 해줬다...

오늘 저녁, 주방 서랍을 열더니 안에 넣어준 지퍼백을 꺼낸다.
몇장을 꺼니더니 기어이 통째로...
그러더니 서랍문을 두 손으로 꼬옥 밀어 닿는다.
그러고나서는 자기가 박수를 치며 "잘했다" 한다...

그 때 내가 "지퍼백이 바닦에 다 나와있는걸?! 하나도 안 잘했다"라고 했더니...
눈 시울이 빨게지더니 입이 삐죽삐죽...... 엉엉 울면서 박수를 치면서 "잘했다~ 잘했다~"하고 운다...
내가 순간 몰라줬구나 싶어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꼭 안고...사랑한다...외쳐줬다...

[2010. 9. 25]

[560일째] 엄마~ 집에 가~

추석 날 밤...
누나들과 신나게 놀고선 밤 11시 30분이 되어서도 놀고싶어 하는듯(?) 했다.
자자고 누웠더니 엄마 옷을 끌어당기며 일어나라며 문을 가리키고 찡찡거렸다.
졸려서 눈은 마구마구 비비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는 더 놀고 싶어서인줄 알았다...
그래도 억지도 재우긴 했다...

새벽 1시 30분...
일어나더니 입술이 새파랗게 되면서 울기 시작했다...
열도 없고, 어디가 아파보이지도 않았다...
응가를 한동안 안하다가 잠들기전에 응가를 해서 배가 아픈가 걱정도 많이 했다...

혹시나 싶어 쭈쭈를 물렸더니 잠깐 물고는 울음을 그쳤다...
배가 아픈건 아니구나...했다...

그것도 잠시 또 마구마구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 때 울셋째형님왈....
"우리 애기가 친정만 가면 이랬었어...그래서 매번 응급실 갔었는데 원인은 낯설어서 그랬던거야..."
반신반의하면서 이미 기온이 한참이나 떨어진 바깥으로 향했다...
이불을 똘똘 둘러메고...

이게 웬일인가...!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거짓말처럼 울음을 뚝! 그쳤다...
너무 추워서 일단 차 안으로 들어갔더니 엄마품에 안겨 언제 울었냐는듯이 가만히 안겨있는다...

차로 동네 한바퀴 돌면서 재워야겠다 싶어 차를 출발한지 3분정도...
새근새근 잠든 울 아들.....

자기전에 엄머옷을 끌어당기며 주장했던건 아마도 "엄마~~~집에 가자~~~"가 아니었을까?
다행히 다시 방으로 들어와 눕혔더니 계속 잤고 5시경에 잠깐 깨긴 했지만 아침까지 무사히 잤다...

오늘도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의 하루가 지나갔다.

[2010. 9. 22. 추석날 밤에]